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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6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문학동네

1. 건축이냐 혁명이냐(정지돈)

건축(구축으로서의 소설이냐) 혹은 혁명(구성된 역사와 예견된 미래를 거부하는 사건으로서의 소설이냐) - 해설 중

흉내 내기 어려운 소설이다. 방대한 참고자료와 현학이 일정한 틀을 갖추지 않은 채 흐른다. 시대, 역사, 정치, 개인, 예술, 이 모든 것을 건축이라는 총체적 개념으로 접근한다. 결국 실용이냐 예술이냐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는 건축의 정체성은 소설의 현재 위치와 닮아 있다. 읽기 힘들었지만, 사실 좀 질리기도 했고 주눅도 들었지만, 글쟁이로서의 고민에 충실한 작품이라 반가웠다.

2. 우리 모두의 정귀보(이장욱)

평범한 사람을 대표하는 이름, 정귀보. 특질이 없는 평범함 속에 깃든 한줄기 개별성, 그것을 위해 쓰는 것인가, 나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 속에서야 형상화되는 정귀보란 이름은 너의 것이고 나의 것이다.

3. 루카(윤이형)

서로의 공통점에 사랑을 느끼고 서로의 차이점에 고통을 느낀다. 동성애의 보편성, 그럼에도 커밍아웃을 한 딸기가 퀴어의 세계 안에서 안주하며 루카를 그 외의 환경에 노출시키기를 두려워하는, 동성애에서만 가능한 방식의 집착을 잘 포착했다. 궁극적으로 희망도 절망도 이야기하지 않는 대신 반성하는 결말이 좋았다.

4. 근린(최은미)

멀지 않으나 절대 좁혀지지 않는 거리, 근린. 설명하지도 않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죽은 여자가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는다. 그저 척박한 풍경의 하나로 작용하는 인물들. 매력 있다.

5. 조중균의 세계(김금희)

필경사 바틀비가 떠올랐다. 그러나 바틀비와는 달랐다. 조중균은 우스꽝스러웠으나 진지했고 비현실적이나 리얼한 인물이다. 모순 투성이인 이 세계처럼.

6. 임시교사(손보미)

모파상의 비곗덩어리가 떠올랐다. 계급적 차이라는 시스템적 문제 말고도 인간의 이기심과 헛된 희망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7. 여름의 정오(백수린)

다양한 죽음이 있다. 다자이 오사무, 비관 자살, 자살 시도, 체제의 억압에 의한 죽음, 테러에 의한 죽음. 한여름 정오의 뜨거움은 언뜻 정열이지만 죽음에 가까운 고통이기도 하다. 개연성과 논리는 살짝 아쉬웠다.

 

잘 쓴다. 젊은 작가들. 나는 한숨이나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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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