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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가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

 

- 눈먼 자들의 도시

 

플롯 텍스트 분석을 위해 10년만에 재독했다. 단숨에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다시 읽어도 눈을 떼기가 힘들었지만 빈틈이 조금 보였다.

 

인간의 폭력성과 구원, 그리고 희망에 관해 쓴 알레고리 소설이다. 굳이 내용을 여기다 쓸 필요는 없겠고 새롭게 깨달은 몇 가지만 적어보려 한다.

 

먼저 이 소설의 인물들에게는 이름이 없다. 소설에서 이름이 없다는 건 대표성을 가진 어떤 인간의 유형들에 더 의미를 두었다는 뜻이다. 폭력의 메커니즘이기도 하고 자본주의의 발생과 국가적 통제의 야만성을 그리고 있기에 인물들에게 굳이 이름을 주어 개인의 서사를 두드러지게 하지 않은 것이다. 작가가 페미니스트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성을 구원의 주체로 두고 있으나 대상화 된 시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럼에도 젠더의식에 상당히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다만 작가가 날것의 사유를 통째로 드러내거나 설명하려, 혹은 직접 설득하려 드는 부분이 많다. 눈뜬 자들의 도시는 더 심하지만 이 소설 역시 정제되어 있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작가는 인간에 대해 회의하고 의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이 아닌 인간에 구원을 둔다. 삶 자체를 희망으로 보는 것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성급하게 그려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워낙에 정교함보다는 통찰과 서사에 무게가 있는 소설이다.

 

생각보다 플롯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알레고리 소설의 진행 방식은 논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명확해야 한다는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 공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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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