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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 살인 사건

 

- 카뮈의 [이방인],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

 

카뮈의 이방인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뫼르소에게 살해당한 '아랍인'의 동생이 서술 화자이기 때문이다.

 

이방인에서 뫼르소에게 살해당한 남자는 이름도 없이 그저 한 '아랍인'일 뿐이었다. 죽은 자와 그의 가족들에게도 이 세상은 뫼르소만큼이나 부조리한 곳일 수밖에 없다.

 

이 소설 속의 가장 큰 부조리는 화자가 복수심에 프랑스인을 죽이는 부분이다. 그 프랑스인에게 이름을 주었고 스토리를 주었으나 실은 살해의 대상이 된 그에게 화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저 한 '프랑스인'일 뿐이다. 알제리 혁명 시기에 일어난 화자의 살인은 혁명이 이루어진 날 새벽이라는 시간의 문제만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이방인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부조리하다. 화자 역시 뫼르소처럼 세상 일에 무심하며 사람에게 냉소적이다. 구경꾼들의 증오가 맹렬하길 바라는, 자신의 일조차도 거리를 두는 성향을 가진 화자. 뫼르소의 페르소나이다.

 

이방인의 문장과 기법을 차용하고 패러디하고 있는 이 작품은 또 다른 이방인이다. 그러나 이방인보다 잘 쓰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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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