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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와 실존의 절묘한 스토리텔링, 둔황

 -이노우에 야스시

 일본 작가가 쓴 중국 고전소설이다. 호기심이 생겼다. 둔황이라는 제목도 뭔가 그럴싸했다.

 한 인물(조행덕)의 행적을 통해 문화(불교 경전)가 어떻게 지켜지고 유실되는지를 그렸다. 이야기의 구성은 간단하다. 낮잠으로 시험을 놓친 조행덕이 우연히 보게 된 서하의 여인을 통해 서하란 나라와 서하문자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서하를 탐방하던 중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그 와중에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불교의 교리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그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쓴다. 어렵게 지켜낸 경전은 게으른 관리들의 무관심으로 서역에 싼값에 팔려나가고 만다. 전형적인 고전 소설의 플롯이다.

 둔황이라는 지역은 중국과 서역이 무역을 하는 중간적 위치로 사막의 기후 등 매우 색다른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그만큼 다양한 민족들이 인물로 설정되고 이야기는 스케일이 크다. 이것을 60년대의 일본 작가가 그려낸 것이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어땠을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말한 재미란 현대소설로서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 말밖에는. 인물들은 전형적이고 사건은 우연적이며 주인공이 가치를 찾아나가는 과정은 충동적이다. 사람의 이야기에 치밀하지 못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무엇으로 덮을 수 있을지.

 두 번 다시 읽고 싶지 않은 류의 소설이었다. 어렵지는 않아 그나마 다행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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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