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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

 - 단순한 열정(아니 에르노), 슬픈 짐승(모니카 마론)

 사랑에 빠진 여인, 집요하고 분열적인 감정을 심리묘사에 치중하여 그려냈다. 온전히 소유할 수 없는 남자에 대한 불안과 욕심을 엿볼 수 있다. 작가가 자전소설만 쓴다는 점으로 보아 솔직한 심경을 담은 것이리라. 작가는 거리낌 없이 쓴다. 용감하다.

 딱히 스토리가 없는 소설이어서 재미는 없다.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류의 재미는 있다.

 그러나 나는 불륜소설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취향의 문제일 것이다.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로맨스감성 자체가 무딘 편이라 크게 공감이 되지도 않는다. 그저 엿보는 것이고 이해하려 애쓰는 것. 그래서 작품보다는 작가에게 더 흥미가 생겼다.

 하층민 출신으로 자영업자가 된 부모. 경제적으로 큰 곤란은 없었으나 하층민 출신의 태생적 정서와 태도를 가지고 있다. 작가가 그에 무한한 열등감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작가는 노력으로 중산층에 편입하였으나 중산층 특유의 위선과 가식을 알게 된다. 작가가 느꼈을 절망과 혼란이 짐작이 간다. 작가는 결국 인간을 사회구조적 문제로 이해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이 작가가 글을 쓰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더불어 최근에 읽었던 또 다른 불륜소설인 '슬픈 짐승'이 떠올랐다. 우연이겠지만 설정이 비슷하다. 아내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의 집요하고도 모순된 감정이 그려진 소설이다. '단순한 열정'에 비해 소설적 플롯을 가지고 있으며 스토리 상의 반전도 제법 충격적이다. 이성이 통제하지 못하는 욕망 앞에서 모든 걸 파괴해버리고 자신마저도 파괴한 채 살아가는 여인의 이야기다. 극적이어서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굳이 두 권 중에 추천하라면 이 작품으로 하겠다.

 나도 불륜소설 한 번 써볼까, 하는 마음을 슬며시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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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