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18. 17:33
독의 꽃-최수철, 작가정신 내가 읽은 책2019. 7. 18. 17:33
이 소설은 단편적으로 분류하기가 매우 어렵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독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은 누구나 독을 품고 뿜어내고 해독하는 존재라는 게 기본 설정이다. 그 중에 가장 독에 예민한 사람들이 이 소설의 인물들이다. 독과 약의 상관관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독성 등을 사유적이고 현학적으로 엮어놓은 소설이다.
액자소설이고 알레고리이며 판타지이지만 리얼리즘인 관념소설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독과 약에 관한 작가의 깊은 사유도 재밌지만 인물들의 관계가 매우 독특하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의지하고, 이중적이면서도 목적지향적이고, 그러다 서로를 닮아가고, 혹은 타인의 독을 품어 그 타인을 경멸하면서도 사랑하는, 정말 기괴한 관계들인데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전에 최수철의 '침대'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 느꼈던 작가의 집요함을 이 소설에서도 느꼈다. 예전엔 관념의 색이 너무 짙어 서사가 묻혔다면 이젠 사유와 서사가 너무나 잘 엮여있다.
서울대 출신 그 연배 작가 중 최수철의 작품이 나는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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