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웅진 내가 읽은 책2019. 7. 1. 19:08
자전적 소설. 작가를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 개풍 출신(개성 근처). 할아버지 앞에서는 설설 기는 시늉을 하지만 막상 입이 건 할머니. 독불장군 양반 행세 할아버지. 농담을 잘하는 엄마.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작가에 대한 할아버지의 자애 각별. 유년기에 할아버지가 동풍(뒷간에서 넘어졌다고 표현됨)으로 무력해짐. 두 번째의 아버지 상실. 장손을 옆에 끼고 싶어 했던 할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엄마는 장손을 서울의 상업학교에 보냄. 오빠를 보살피러 엄마가 서울로 가버림. 남편의 죽음을 시골의 무지몽매 탓으로 여겼기 때문. 일종의 반란. 엄마는 처녓적 서울 체험이 있음. 작가는 그 상황에 오히려 자유를 누림.
(이상의 권태에 대한 작가의 의견. 놀이기구라고는 없는 오륙 명의 시골 아이가 무얼 가지고 놀아야 될지 몰라 돌멩이로 풀을 짓이기다가 곧 싫증이 나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괜히 기성을 지르다가 맨 나중에는 나란히 앉아서 대변을 한 무더기씩 누더라는 얘기. 그의 글 솜씨 때문에 권태의 극치가 섬뜩하도록 실감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뼛속까지 서울내기인 이상의 감수성이 만들어낸 유희. 시골 애들은 심심하지 않음. 작가는 오히려 서울로 오고 나서 심심하다는 의식이 싹틈. 그렇다고 서울 아이들의 장난감보다 자연의 경이가 훨씬 유익한 노리갯감이라는 것도 호들갑이라고 여김.)
5세 때 엄마의 등에 업혀 본 새빨간 노을을 본 작가가 울음을 터뜨림. 순수한 비애. (작가의 감수성) 할아버지의 소일거리-서당 개업. 작가도 동참. 어설프게 알던 언문까지 깨우치게 됨. 다시 풍을 맞은 할아버지.
8세 딸을 서울로 데려가는 엄마. 기대에 들떴으나 시골보다 더 처참한 생활환경. (일명 산동네) 고단한 셋방살이. 딸이 신여성이 되길 바라는 엄마. 시골선 서울살이로 으스대고 서울선 근지를 따지며 허세를 떠는 엄마의 이중성. 엄마의 바람과 달리 동네에 적응하며 탐험을 하는 작가. (관찰) 일제치하의 교육. 집단의 중심이 되는 데에 소질이 없다는 걸 깨달음. 서울 아이들도 자연에서 취한 것을 먹는다. 아카시아꽃. 작가도 따라해 보지만 비위가 상한다. 작가는 싱아를 떠올린다. 시골에선 흔하디흔한 싱아가 서울의 산에는 없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표면적 메타포는 향수. (서울도 시골이었을 적엔 싱아가 많았을 거라는, 그러니까 부와 가난으로 계급 분화된 지역이 아니었을 거라는, 일종의 비유. 먹는 것 싸는 것 물 쓰는 것에 차별이 없고 아이들은 모두 한데 어울려 놀았던 곳이었을 거라는.) 엄마를 교만한 사람으로 설명함. 아들 딸 차별이 거의 없었던 엄마. 냉철한 시선. 그러나 엄마를 닮은 자신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고찰함. 할아버지는 고지식한 시골 양반이었지만 일본 설(양력)을 쇠고 양력을 더 신뢰할 만큼 합리적이기도 했다. 바느질거리가 밀렸을 때 잠을 깨려고 엄마가 작가에게 해준 이야기들이 자산이 되었을 것. 할아버지에 대해서도 냉철. 합리적이고 고지식하고 양반이라는 우월감에 젖어있지만 막상 역사의식은 없는. 집안 내력에 대한 고찰. 오빠가 총독부에 취직.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함.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최종 평가) 오빠는 반 년 만에 철공소로 이직. 엄마가 무리해서 집을 산다. 딸이 산동네 아이들과 어울리는 게 싫었기 때문. 숙부의 집에서 우연히 접한 만화. 읽을거리에 대한 욕구 발동. 2차대전 발발. 할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 작가를 엄마가 비난함. 작가는 오열함. 모욕감 때문에. 오빠의 여린 성정과는 다른 작가의 성정. 이후로도 작가는 할아버지에 대한 아픔을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고 혼자서 애도함. 여린 성정에도 불구하고 창씨개명을 끝까지 반대한 오빠. 단짝이 생겨 도서관을 가게 된 작가. 끈끈한 가족주의(유대감과 과보호)에 염증을 느끼며 먼 곳을 동경함. 여고 진학. 일제 말기. 군수품 산업에 동원. 여리지만 옳고 그름을 구분할 지적 능력을 갖춘, 그러나 알고 보면 비겁한 정의감 혹은 나약한 생존력을 가진 오빠. (작가의 평가) 소개령-공습과 식량난을 핑계로 경성부민들을 시골로 분산시키는 정책. 오빠에게 결혼할 여자가 생김. 개성으로 전학. 박적골(고향)에서 요양. 1945년 초여름 오빠 결혼. 해방 후 혼란기에 한글 소설 처음 접함. 강경애의 소설에 깊이 감화 받음. 삼팔선 통제 전 남하(올케의 치병). 톨스토이 거듭해서 읽음. 올케 폐결핵으로 사망. 혼란과 자유와 민주주의를 겪는 와중에 어떤 의식을 가지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기 시작함. 비록 이념적 관점이었지만. 오빠의 영향으로 좌익에 동조함. 오빠로 인해 집이 불온한 모의의 아지트가 될 때마다 이사를 다님. 작가는 민청 조직에 포섭되었다 금방 떨려남. 다시 문학에 몰입. 중학교 오학년 때 현직 소설가가 담임이 됨. 창작 지도. 오빠 보도연맹 가입. (전향) 아들을 낳으며 오빠는 안정 지향.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 합격. 한국전쟁 발발. 오빠는 의용군으로 붙들려감. 인공치하. 황폐의 극치. 생리 멈춤. 영양 부족과 심리적 중성화의 영향. 국군 탈환. 가택 수색 당함. 작가가 대표로 수모를 당함. 양민을 구분하기 위해 시민증 발급. 돌아온 오빠의 피해망상 심각. 피난 행렬에 오르지 못하고 이전에 살던 현저동으로 유사 피난을 감. (비평-오빠 올케는 죽고 조카 하나와 모친과 작가만 살아남음)
김윤식의 작품해설
소설의 순수혈통-기억의 도움 입은 회고의 형식으로 나아가기, 순종혈통(개인적으로는 오만한 표현이라 여김)이라 극찬함. 창조적 기억. 남에게 받아쓰게 할 수 없는 기억. 불순혈통-에스에프, 포스트모던스러운 베끼기, 황당무계한 역사물, 장르해체론(90년대). 작가의 딸이 강의에 들어와 만나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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