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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6. 22. 18:05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내가 본 영화2015. 6. 22. 18:05

사람과 사랑에 관한 무한한 정의

-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주요 등장인물인 로브, 베리, 딕은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와 동지 사이 정도 되는 남자들이다. 그 세 남자를 보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견딜 수 없는 존재의 찌질함. 어쩌면 가장 흔하디흔한 보통 남자의 특성을 각자 다르게 갖춘 세 남자로 인해 이 작품은 보편성을 획득한다. 즉, 근사한 로맨스 영화로 인해 얻는 판타지보다는 삶과 사랑에 대해 묻고 고민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영화는 로브와 로라의 이별로 시작한다. 로브는 그간의 연애를 반추하면서 자신의 찌질함, 즉 컴플렉스를 드러낸다. 여자가 나쁘다는 식의 결론, 잘난 여자는 감당할 수 없다며 돌아서는 것, 길고 긴 뒤끝. 로브와 로라는 서로에게 마음이 남아있지만 로브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로라가 다른 남자와 잤느냐에 집착함으로써 스킨쉽으로 설명될 수 있는 마음(자신의, 그리고 상대의)까지 닿지를 못한다. 반대로 자신은 다른 여성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방어할 마음조차 없는 것이다.

 로브는 그간 연애했던 여자들을 다시 만난다. 서로 소통하지 못했기에 생겼던 오해도 있었고 오히려 차인게 다행인 경우도 있었고 여전히 관계에 있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비난 받기도 한다. 즉 자신은 모두 차였다고 생각했지만 스킨쉽에만 무게를 뒀던 로브는 그녀들의 마음을 읽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재결합한 건 로라 아버지의 사망이 계기가 된다. 나는 이 부분이 다소 억지스럽다고 여겨졌다. 마음이 약해진 로라는 로브에게 섹스를 제안하고 다시 재회하자고 제안한다. 굳이 개연성을 만들어 보자면 서로에게 익숙한 몸의 교감을 다시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여전히 꺼림칙하다. 각설하고. 로브는 주저없이 반기지만 그 와중에도 다른 여자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그럼에도 로브는 하나를 배운다.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했지 상대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미래를 같이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타협하고 포기할 부분도 잇다는 것, 즉 자신에 대한 반성이 이루어진 것이다.

 영화는 예상대로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시종일관 세 남자가 보이는 찌질함은 사실 유쾌하지는 않다. 대신 우리가 찾는 근사한 사랑이 실은 우리의 삶처럼 촌스럽고 찌질하다는 것. 그럼에도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음악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영화 내내 깔려 있던 음악적 장치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내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구질구질한 내용을 조금은 산뜻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는 했다.

 내게는 쏘쏘. 그러나 지나치게 판타지를 근간으로 하는 영화보다는 훨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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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모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