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토성의 고리 - 제발트, 이재영 옮김, 창비

박모모 2016. 10. 18. 21:55

역사를 밟으며 지나는 길, 수많은 잔해를 돌아보는 과정

- 토성의 고리, 제발트

 

이 작품은 제발트의 장편소설이다. 실제로 여행기에 가까운 이 작품을 왜 소설이라 분류했는지 궁금하다. 제발트가 지나간 역사의 흔적들, 유럽의 침탈과 고통이 남은 흔적 속에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그래서일까. 형식적인 분류에 집착하는 건 아니지만 뭔가 잘 딱 풀리지 않는 느낌이다.

 

유럽의 지리도 역사도 잘 모르는 내겐 사실 읽기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엄격하고 무거운 문장, 다루고 있는 내용들 역시 가볍게 읽을 수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었다. 이것은 좋고 나쁨을 가르는 기준이 아니다. 다만 내겐 잘 와닿지 않았다는 게, 실제 이 작품이 가진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타깝다.

 

어쩔 수 없이 점점 가볍게 읽었다. 그렇게 읽어서는 안 되는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내게 남은 강한 인상 몇 가지가 있지만 이렇게 대충 읽어놓고 나불대는 건 이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그저 내 자신에게, 이 작품이 왜 소설이었는지에 대한 숙제를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