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이기호 짧은 소설, 마음산책
박모모
2016. 10. 24. 10:59
들여다 보면 결코 무의미할 수 없는 삶의 편린들
-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짧은 글 우습다고 쉽사리 덤볐다가
편두통 위장장애 골고루 앓았다네
짧았던 사랑일수록 치열하게 다퉜거늘
작가의 말 중.
윤대녕의 짧은 소설집을 읽은 적이 있었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였나. 그 비슷한 제목이었다. 하도 실망해서 이 책도 한참을 미루다 이기호에 대한 기대로 사게 되었다.
역시 이기호, 그럼에도......
짧기 때문에 자유로워 보이지만 그만큼 인상적인 한 장면이 필요하다는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진 않다. 다시 말해 편마다의 편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짧은 이야기들의 내용을 후기로 쓸 필요는 없다. 너무나 잘 읽히고 재미도 있으니 부담스러울 이유가 없다. 다만 고개를 갸웃하게 된 몇 편이 있었다. 지나치게 인과응보적이거나 선하기만 하거나 성역할에 신경을 쓴 듯하나 작가의 삶에서 우러나오지 못한 듯한 장면들. 긴 소설보다 그게 잘 드러나는 이유는 서로 다른 너무 많은 이야기가 필요해서였을까.
짧은 소설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추천하지만 꼭 읽어 보라는 말까지는 안 나오는 정도다. 그러나 이기호에 대한 작가적 신뢰는 달라지지 않았다.